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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전국청소년 4‧3문예공모 산문부문 심사평

수필 기행문 콩트 주장글 등의 산문부문에는 전국 14교의 중학교와 15교의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73명의 학생들이 작품들을 보내왔습니다. 특히 대원국제중(6명), 오륙도중(4명), 한국국제학교(22명), 제주사대부고(6명), 백제고(4명), 제주어깨동무학교(3명) 등이 다수의 작품을 보내온 학교들입니다. 이점 관련 학교 당국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4‧3은 이제 대한민국의 역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을 만큼 전국의 다양한 학교에서 4‧3문예공모에 참여하고 있어, 이점 또한 당국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앞서 4‧3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청소년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려 4‧3에 대한 자료를 여러 번 찾아보았을 것이고 나름의 사유도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입시에 바쁜 학생들과 함께 지도 선생님들이 챙겨주셨기에 이 또한 가능했으리라 여겨집니다.

올해는 예년과는 다르게 체험을 바탕으로 한 수필 형식 보다 소설 형식이 많은 편입니다. 4‧3에 대한 체험의 기회가 아직은 충분하지 않음에서 기인한 결과라 여겨집니다. 또한 환타지 소설에 익숙한 청소년 문화의 반영이라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좋은 글쓰기를 위한 조언을 하나 더 한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4‧3에 대한 자료들을 활용하는 형태의 글쓰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4‧3의 현장들을 둘러본다든지, 주변의 4‧3 희생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등의 체험과 애씀이 있어야 뭉클한 글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픽션인 소설일지라도 절실한 내면화의 과정이 없이는 감동적인 글을 쓸 수 없음을 유념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제목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전체의 글을 대변할 수 있는 의미있는 글을 뽑으려는 애씀이 중요함도 덧붙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을 반영한 심사 과정에서, 4‧3에 관련하여 내면화된 체험이 녹아있는 글에 우선 후한 점수를 주었음을 밝힙니다.

문학의 위대함은 독자들과 함께 작품이 지닌 가치를 공유함에 있다 하겠습니다. 학창시절에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유념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나의 글이 타인의 공감을 얻을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의미있는 체험이라 할지라도 나눔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면 독자의 시선을 붙잡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에 제시한 여러 문학성을 반영하여 세 분의 심사자들은, 중학생의 대상작품으로 살롬중 강한조앤 학생의 할망의 이야기, 내게와 꽃이 되다’, 최우수 작품으로 신정연 학생의오사카에서 알게 된-진실과 용서를 위한 선택을, 고등학생 대상작품으로는 제주사대부고 이수연 학생의 붉은 꽃잎 하’, 최우수 작품으로는 제주사대부고 박해강 학생의 공평한 봄날을 위하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위에 제시된 보다 가치로운 글쓰기를 참고하여 평소 문학에 대한 넓은 관심과 습작을 이어간다면, 훗날 보다 가치로운 작품을 쓸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이번 문예공모 산문부문에 응모한 모든 학생들에게 그러한 행운과 미래가 있길 소원합니다. 아울러 관련 기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4‧3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더 제공하려 할 때, 청소년들의 정체성이 바르게 형성됨은 물론 가치로운 글쓰기에도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가져봅니다.

심사자 : 문영택(수필가), 김섬(동화작가), 신여랑(청소년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