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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전국청소년4‧3문예공모 만화부문 심사평

전체적으로 이번 응모작들은 공모전의 취지와 맞게 4.3사건에 대한 공감을 하고 있는 작품이 대 다수였습니다. 중등부 대상 선정작 <할머니의 회상>의 경우 좁은 지면을 활용한 컷 구성과 간단하지만 명료한 이야기의 전개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중학생이라고 하기엔 어른스러운 생각과 표현 방식으로 심사평을 쓰는 지금까지 많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최우수작인 <4.3의 진실과 상처 치유>편은 이번 참가자(중등부) 가운데 가장 많은 페이지를 제출했음에도 완성도가 결코 다른 작품에 뒤치지 않았습니다. 내용 역시 4.3을 대하는 학생들의 현실을 잘 표현했으며, 간결한 그림체와 위트있는 표정으로 마무리까지 이야기를 잘 이끌어 갔습니다.

<4.3 그날의 기억>과 <그날의 기억>편 역시 앞서 얘기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만화의 구성과 평가항목에 있는 심미성 부분에서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어 공동 우수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입선작으로 선정된 다섯편은 물론 응모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4.3에 대한 또렷한 사고를 가지고 만화적으로 표현하려 애쓴 흔적들이 다분했고 내년에는 조금만 노력하면 수상작을 낼 만한 작품들이 분명 여럿 있었음을 말해둡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올해 작품도 전체적으로 훌륭하지만 내년에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상생과 화해에 관한 만화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등부는 수준이 꽤 높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대상 경합을 한 김나연 학생과 홍은영 학생의 작품은 놀라웠습니다. 김나연 학생은 이야기, 작화, 연출 모두 높은 완성도로 표현했고 특히나 4.3 이 지향하는 바와 오늘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작년 중등부 대상을 받았던 김나연 학생은 1년 동안 또 많은 발전을 이루어내 고등부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홍은영 학생은 4.3의 아픔을 아주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표현해냈습니다. 그 생생한 아픔이 많은 여운을 남겼다. 끝까지 대상을 경합하다가 전체적인 완성도의 부분에서 김나연 학생이 앞섰지만 둘 다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우수상과 장려상의 수상작들도 4.3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아쉽게 수상을 하지 못한 학생들은 낙심하지 말고 내년에 응모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4.3의 아픈 역사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 오는지 이번 공모를 통해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입니다. 미군정과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제주도민을 기억하는 일은 다시는 이런 아픈 역사를 반복할 수 없다는 기억투쟁입니다. 4.3 당시 제주도민이 염원했던 완전한 독립과 통일된 세상은 우리 모두가 이어가야 할 중요한 책임입니다.

중등부 대상자의 말을 빌어 심사평을 마칩니다.

오늘도 하늘은 푸르고, 아이들은 뛰어논다.

심사위원 김홍모, 강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