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학생4.3문예백일장
고등부 최우수상 ‘시부문’
두린아이
애월고등학교
3학년 남다예
어멍 아방 손잡고
오름가자 오름가자
두린아이 정상에 앉혀놓고
지슬하나 쥐어주고
47년으로 돌아간다...
아척되난 온다
아방 어디시냐 찾는다
어시면 모두 죽여불고
이시면 잡앙가 불고
아척되난 간다
삼촌, 어멍, 아방, 아즈방, 아즈망, 비바리
다 모다들어 고낀 마음 가지고
몸 곱지러 몬딱 간다
사농바치 피해 간다.
두린아이
쪼꼴락한 손에 지슬하나 잡고
쪼꼴락한 손에 어멍손 잡고
오름을 헤매는지
불타는 집을 찾는지
두볼 가득 지슬물고 간다.
두린아이 어멍 옷자락 잡고서
씨익 웃으며 품에 안기는데
무슨생각 하는지 아는것처럼
통통한 볼을 비빈다
이제 그 가슴에 쌓이고 아픈
이제 그 가슴에 묻혀둔 기억
새로운 걸음으로
새로운 기억으로
오름정상에 두린아이 어멍 아방
몬딱 모여
저 먼 하늘
반짝이는 별보며
환한 돌보며
서로 손잡아
아픈 상처 모두 잊고 웃는다
피눈물에서
행복의 눈물로...
제1회 학생4.3문예백일장
고등부 우수상 ‘시부문’
섬
중앙여자고등학교
2학년 김혜진
섬에 물결이 친다
점점 물결이 커진다
점점 물결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없어지고
남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 나
홀로 서있는 섬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섬
누가 도와주어야 할 섬
누군가의 사죄가 필요한 섬
그러나 누군가의 사죄에도 치유되지 못하는 섬
드러내고 싶어도 드러내지 못하는
고립돼서 살고 있는 섬에 내가 살고 있다
이러한 슬픈역사를 간직하며, 기억하며
거대한 감옥, 피비린내 나는 학살터였던 섬이
새로운 한 발을 내딛는다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사람들의 아픔을 숨기고 살아가는 모습을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매일매일 기도하면서 살아가는
이섬과 살고있는 나
제1회 학생4.3문예백일장
고등부 우수상 ‘시부문’
제주의 아픈 기억
함덕고등학교
1학년 이소현
내 앞에 우뚝 서있는
이 푸르른 나무는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름다웠던 봄날
바람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던
나뭇잎같던 우리들이
빨간 아픔을 가지고
빨갛게 물들어가던 그날을
우릴 물들이던 그 바람은
우리에게 원한도 없었고
물들이는 원인도 없었다
다만 그들의 붉은 사명감으로
우릴 물들이고
떨어뜨렸을 뿐
넓은 바다로 둘러싸인
고립된 땅은
거대한 감옥이자 학살터였다
이제는
나뭇잎이 떨어져
그 자국이 깊게 패여있는
나무야, 나무야.
그날을 잊지말아다오
그날을
영원히 기억해다오
제1회 학생4.3문예백일장
고등부 장려상 ‘시부문’
넋두리
대기고등학교
1학년 현지웅
여기
이미 죽어버린 사람이 있다.
알지 못해 죽은 것이 아닌
죽어서 알지 못한 사람이 있다.
여기
죽어서도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
위로받지 못할 위령에 혼이 사무쳐
귀신이 되어버린 사람이 있다.
여기
죽지 못해 사는 사람이 있다.
썩지 않고 흐르는 상처가 흘리는
무수한 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있다.
여기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전진하기에 후퇴하고
진실을 쫓아가야 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