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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심사평

올해는  예년에  비해  응모  작품  편수(중등  39편,  고등  38편,  총  77편)도  많은  만큼  소재의  다

양성이  두드러지고  특히  4.3이라는  사건의  무게감에  억눌리지  않는  여유로움이  인상적이었습

니다.  앞으로  4.3만화에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심사위원은  매우  기

쁘게  생각합니다.

중등부  대상  선정작  <숨바꼭질>은  인물표현에  있어서는  아직  서투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4.3의  이야기를  ‘숨바꼭질’이라는  그릇  안에  담아내는  장악력이  빼어나고  나무에  대한  관찰력

에  바탕을  둔  자신만의  메시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표정에  대한  디테일을  꾸준히  익혀서  감정  표현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을  요청합니

다. 

중등부  최우수  선정작인  <광복의  웃음소리  뒤에는  제주의  울음소리가  남아있다>는  관광객과

는  다를  바  없는  부잣집  따님이  편견을  극복하고  각성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제주에서  만난  친구  춘이의  죽음까지  독자를  몰입시키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소질이  돋보입니

다. 

<뒤늦었지만  사과합니다>와  <작은  불씨>는  익숙한  소재를  참신하게  이끌어가는  힘이  인상적

이었습니다.  <뒤늦었지만  사과합니다>는  전직  토벌대  출신  할아버지가  ‘PBC표선방송’에서  공

식  사과를  한다는  설정에  심사위원들도  깜빡  속아넘어갈  정도로  반전이  있었습니다.  공식적인 

사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진지한  고백과  사과를  촉구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였습니다. 

<작은  불씨>  역시  자신의  경험을  회고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삼았지만  묘사와  문

장이  매우  생동감  넘친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고등부  대상  선정작  <感>은  대사를  모두  없애는  과감한  표현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오로지  그

림의  힘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솜씨에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남다른  시

각으로  나무를  바라보면서  그  안에  제주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함축했습니다.  비록  ‘동

백’을  소재로  사용하였다고는  하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봄으로써  ‘동백’이라는  식상한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평가합니다. 

고등부  최우수  선정작  <연기>는  서사의  힘이  돋보였습니다.  만화에는  작화  못지  않게  글의  힘

도  중요합니다.  <感>처럼  그림의  힘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는  않았지만  ‘연기의  기승전결’

을  보여줌으로써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다만  참신성  면에서  <感>을  뛰어넘는  정

도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고등부  우수작  <부재>는  4.3을  겪은  피해자에게  70여년의  세월은  무의미하다는  메시지를  대

단한  반전을  통해서  보여줬습니다.  <소곱에>는  제주어에  대한  학생의  애정이  깊이  느껴집니

다.  트라우마센터에서  만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편안하게  서술돼  있습니다.  다만 

학살  장면에  대해서는  상상력을  발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고등부  우수작  <애기무덤>은  저승사자가  너무  많은  일감에  놀라는  설정으로  제주  4.3에  접근

함으로써  참신하고  핫한  상상력을  발휘했습니다.  만약  뒷심이  있었다면  더  높은  자리에  올라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등부  우수작  <할망>의  김나연  학생은  기량이  뛰어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  그리고  가장  많은  분량을  제출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만  만화의  장르가  압축의  묘미

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되는  페이지가  많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왕

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예비  작가에게  한  번의  쉼을  선물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작품활등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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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동력으로  삼아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쉬움은  남겠지만  이  심사와  심사평이  메시지

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수상과  장려상들도  4.3에  대한  이해도뿐  아니라  발상의  독특함,  참신함을  자랑하는  작품들

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4.3에  대한  이야기가  광범위한  공감대를  얻고  다양한  방향에서  이어진

다는  점에서  ‘전환점’을  돌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만화  부문  응모작들은  전환기에  어울리는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을  행복하게  했습니다.  앞으로  전국청

소년4.3문예공모  만화  부문에  출품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입선작들을  통해서  좋은  시사점을  얻

기를  바랍니다. 

심사위원들을  행복하게  해주신  모든  만화  응모자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마음을  만져줄  수  있는  만화의  언어를  통해  4.3  이야기가  기분  좋은  대화가  될  수  있기를  바

랍니다. 

심사위원  :  김경수,  오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