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 말간 얼굴에 동백꽃물 풀어
설문대할망 다리를 놔 줍서
너럭치마에 고래실 흙 덩실덩실 떠 담아
남해나 동해 숨텅숨텅 놓아 줍서
나 백두산 마슬 다녀올라네
관덕정에서 북청이나 단천 어디쯤
다리 좀 놔 줍서 설문대할망
거기서 갑산 삼수 거쳐
영등할망 부럽지만 나 걸어갈라네
산에 산에 핀 꽃들 다시 볼라네
엎드려 꽃과 함께, 산사름 함께 며칠 지내다가
백두산 전에 고하겠네
큰넓궤 지슬과 정방폭포 총성을
정뜨르 안경과 알뜨르 녹슨 전선을
얽은 손과 부르튼 발을
그 위로 떨어지던 핏빛 동백꽃을
한몸으로 왜 못사나
훠이 훠이 날려 주고 오겠네
그해 남쪽 섬
붉지 않은 바위 셔낫던가
돌아앉지 않은 꽃 이서낫던가
설문대할망 다리를 놔 줍서
한라에 봉화 오르면
웃밤애기 알밤애기 오름마다 불을 받고
벌겋게 섬이, 달마저 붉게
백두에도 불 오르는 통일의 그날
호랑이도 곰도 느영 나영 춤을 추고
사름이 사름으로 살아지도록 신명나게 놀아봅주
좋은 싀상 우리 같이 살아도 봅주
설문대할망 어서 다리부터 놔 줍서
울어도 울어도 못다 운 노래 한 자락
가심에 박힌 돌멩이 들어내듯
검은 땅 검은 숨 붉게 울어 볼 거네
천지 말간 얼굴에 동백꽃물 가만 풀어 볼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