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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회 제주
평화문학상 시 부문 심사평
12
4 3
・
예심을 거쳐 올라온
명의 작품
편이 심사 대상이다 겉으로는 자신의 작품에 쏟
10
100
.
,
은 모든 응모자의 열정과 역량이 훌륭해 보였지만 구체적인 심사 과정에서는 그냥 지나
,
치기 어려운 점들도 발견되었다 먼저 그러한 점을 두 가지만 언급하기로 한다
.
.
하나는 제주
사건진상보고서에 있는 증언 내용을 옮긴 듯한 작품이 꽤 있었다는 점
4 3
・
이다 제주
과 관련된 소재들이 시를 시일 수 있게 하는 중심구조인 리듬 은유 이미
.
4 3
,
,
・
지 상징 상상력 등으로부터 조명을 받지 못한 채 생경한 모습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
,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판단된다.
다른 하나는
년 전에 벌어진 제주
을 역사적 사실로만 파악하고 그것을 시적 대
76
4 3
・
상으로 인식하는 데는 소홀한 작품들 즉 산문시를 쓰지 않고 시적 산문을 쓴 작품이 적
,
지 않았다는 점이다 행과 연이 구분되는 것만으로 자유시가 될 수 없듯이 단락별로 전개
.
되는 것만으로 산문시가 될 수 없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시적 산문은 말 그대로 시적 느
.
낌을 주는 산문에 지나지 않는다.
작품을 여러 번 정독한 심사위원들이 한데 모여 장시간 동안 논의한 결과는 다음과 같
다.
바람의 독백 은 바람이 일깨우는
의 아픔을 토로하고 있는 정교한 작품이다 작자
4 3
.
・
는 이미지를 단단하게 구축하고 비유를 효과적으로 구사한다 어조를 조성하는 기교 또한
.
능숙하다 하지만 이 작품과 작자의 다른 작품들 사이에 놓인 현저한 수준 차를 간과할
.
수 없었다.
비설 은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곳곳에는 부적절한 관념어와 비유어들이
,
자리 잡고 있다 모든 시적 장치가 언어의 표현적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용되었다면
.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음을 밝힌다.
산문시 작품인 애기 무덤의 노래 에서 작자는 섬의 풍경 첫째 단락 과
의 아픔 둘
(
)
4 3
(
・
째 단락 을 그리고 있는데 그 표현력이 대단하다 하지만 섬 이 무려 열아홉 번이나 수
)
,
.
‘ ’
식되고 있는 점은 이 작품 온통이 나열로 이루어졌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많다
,
.
이동의 방식 과 할머니의 바다 의 작자는 동일하다 전자에서는 은유와 상징이 그리
.
,
고 후자에서는 생동하는 리듬이 각각 눈에 띈다 두 작품은 주제를 내면화하는 방식도 참
.
신하다 하지만 바람의 독백 에서와 같은 이유로 논의의 최종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
.
최종 단계까지 논의된 작품으로는 사월은 예감도 예고도 없이 가 유일했다
마고할미
. <
의 눈물 연작시 중의 하나인 이 작품은 한날한시 엉켜버린 죽음 에 대한 애가이자
죽
>
“
”
, “
음의 언덕을 밟고 오는 새 시대에 대한 염원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무릎
”
.
“
이 녹고 발목이 녹 아 대숲에 방치된 항아리 라는 매개 혹은 상징을 통해 말하지 못한
”
‘
’
‘
말 을 아프게 불러냄으로써
이 온몸으로 촛불을 켜는 나무 가 되는 현재성을 획득한
’
, 4 3
“
”
・
다 절제되고 내밀한 언어가 진정성을 느끼게 하며 향토적 색채와 자연과의 친화를 통해
.
,
의미망을 넓혀가는 시의 전개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알다시피 있는 그대로의 세계와 재현된 세계 사이에는 불가피한 분열이 존재할 수밖에
,
- 2 -
없다 시인은 그 상태를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분열의 최소화를 모색하게 되는데 이
.
,
때 상상력은 시인이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이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상
.
상력으로
의 아픔을 환기한 사월은 예감도 예고도 없이 에는 신화와 상징도 함께 작
4 3
・
동한다 독자에 따라서는 여기에서 평화와 인권으로 가는 길목을 찾을 수도 있다
.
.
이러한 점들이 바로 사월은 예감도 예고도 없이 를 당선작으로 결정한 이유이다 당선
.
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낙선자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아울러
,
.
4 3
・ 정신을 문학
으로 승화시키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 공모에 더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심사위원 김병택 박철 김해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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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회 제주
평화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심사평
12
4 3
・
제주
평화문학상 심사과정은 어떤 심사보다도 커다란 책임감과 함께 소중한 기대를
4・3
지니게 만든 시간이었다 올해 제
회 제주
평화문학상 본심은 예심을 통과한 일곱 편
.
12
4・3
의 장편소설을 숙독하는 과정을 거쳐
년 월 일 오후에 진행됐다
2024
4
1
.
심사는 제주
이 상징하는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이라는 작품의 주제의식과 더불어
4・3
,
소설작품으로서의 문학적 완성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은 곧 제주
.
이라는 참담한 역사적 비극의 문학적 승화를 가늠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울러
년
4・3
.
10
넘게 축적돼 온 기수상작이 도달한 문학적 성취도 수상작 선정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요
소로 언급됐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은 작품들이 올해의 수상작 후보로 논의됐
.
다.
그날이 오면 은 소설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심훈 본명
심대섭
의 삼남 심
(
:
, 1901~1936)
재호의 시점으로 심훈 사후 한국전쟁 시기에 헤어진 심훈 가족들의 행적을 기록한 작품이
다 그 과정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주된 스토리로 등장한다 뭉클한 감동을 주는 귀한 내
.
.
용이지만 소설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수기나 논픽션에 해당하는 글이다 다른 기회나 형식
.
을 통해 이 문학사적 가치를 지닌 글이 소개될 수 있기를 염원한다.
싸락눈 은 제주
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흥미로운 소재를 개연성 있는 스토리로 만
4・3
,
드는 응모자의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라산의 자연과 풍광 식물들에 대한 묘사가
.
,
매우 구체적이며 생생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소설의 형식과 구성이라는 면에서 보면 간과
.
하지 못할 한계가 존재한다 여러 가지 얘기가 미적 절제 없이 서술되다 보니 한 편의
.
,
소설이 갖추어야 할 형식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크게 보였다.
쥬시 는 제주
때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생명력을 다룬 작품이다 당시 가족의 비
4・3
.
참한 죽음을 겪은 후 구사일생으로 생존한 할머니와 엄마의 힘겨운 스토리를 주인공이 알
게 된다는 게 이 작품의 주된 스토리다 제주
의 깊은 상처가 세대
세대에게도 이어
.
4・3
2
, 3
지는 과정이 생생하게 서술돼 있다 하지만 스토리의 절박함에 비해 서사의 구성이 지나
.
치게 느슨하다는 점 문장과 언어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제목 역시
,
.
이 작품에서 형상화된 가슴 시린 슬픔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됐다.
끝남의 세계 는 일제 말 일본인 부인이 운영하는 여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룬
이색적인 스토리의 작품이다 당시의 문화적 풍속과 정보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과 공
.
부를 역력히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소재의 흥미진진함에 비해 스
.
,
토리를 구성하는 힘과 서술의 밀도가 부족하다 한마디로 소설의 완성도라는 면에서는 아
.
쉬운 작품이다 이번 심사과정에서 스토리의 흥미와 문제적 성격에 비해 그 스토리를 한
.
,
편의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만드는 소설 구성의 치밀함과 서술의 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
지는 응모작들이 많다는 사실이 지적됐다.
- 2 -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들을 놓고 고심 끝에 올해 제주
평화문학상 소설 부문의 수상
4・3
작을 내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결정은 모든 인생을 걸고 제주
이라는 미증유의
.
4・3
역사적 상처를 위대한 문학으로 승화하고 일구어 온 제주문학의 전통에 대한 경외심이자
그동안 여러 문제작을 낳은 제주
평화문학상에 대한 각별한 존중에서 비롯되었음을 이
4・3
곳에 밝혀둔다.
심사위원 황석영 한창훈 권성우
-
:
,
,
제
회 제주
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 심사평
12
4 3
・
심사위원들은
평화문학상의 주제인
의 진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
4 3
‘4 3
,
・
・
권 에 초점을 두고 응모작을 꼼꼼히 읽은바 각 작품이 논픽션으로서 갖는 문학적 성취를
’
,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하였다.
응모작들 모두 논픽션의 글쓰기를 바탕으로
평화문학상의 주제와 밀접히 연관한 주
4 3
・
제를 소화하고 있다 다만 논픽션은 문학적 상상력을 개성적으로 표현하는 심미적 글쓰기
.
,
에 비중을 두는 것과 차이를 둔다는 점에서 이번 응모작들과 관련하여 좀 더 좋은 논픽
,
션 글쓰기에 참조가 되었으면 하는 몇 가지 점을 언급한다.
이번 응모작 대부분에서 발견되는 아쉬운 점은
평화문학상의 제정 취지를 너무 협
4 3
・
소하게 이해하여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
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
,
‘4 3
(dark tourism)’
4 3
・
・
화 탐방 일변도의 글쓰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역사와 관련한 각
.
4 3
・
종 증언에 바탕을 둔 글쓰기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비극의 현장을 찾아가는
.
이야기는
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에서 진력해야 할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문
4 3
.
・
제는 이 문제의식을 어떻게 하면 논픽션으로서 특장
을 최대한 살리는가 하는 점이다
(
)
.
特
이러한 점을 살펴볼 때 몇 가지 아쉬움이 보였다
역사문화 탐방이 수난과 항쟁에
. 4 3
・
대한 탐방자의 주관적 감상에 치우친 애도에 침잠하든지
관련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
, 4 3
・
분적 오류에 바탕을 둔 역사적 해석의 과잉은
평화문학상 논픽션으로서 지양되어야
4 3
・
할 글쓰기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미 잘 알려진
역사문화 유적지를 비롯하여
.
,
4 3
・
관련 증언자의 각종 채록에 대한 직간접 인용이 자칫 상투적 표현과 문제의식에 글쓴
4 3
・
이도 모르는 새 붙들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반성적 성찰이 요구된다 기존
역사의 성
.
4 3
・
과에 대해 단순히 요약 정리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학술연구 성과를 글
.
4 3
・
쓴이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반복 서술하여 논픽션에 대한 글쓰기가 온전히 수행되
,
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루 고려하여 심사위원들은 칼라스의 전사 관용의 사상가 볼테르 를 심사숙고한 끝
,
-
,
에 제
회
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의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이 작품은
세기 프랑
12
4 3
.
18
・
스에서 일어난 칼라스 사건과 관련한 계몽사상가 볼테르의 비판적 실천을 주목한 평전적
성격의 논픽션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짜임새 있는 대화식 구성 계몽사상의 현실적 개
.
,
입을 보이는 볼테르에 대한 치밀한 탐구와 유려한 문장력 등 이 작품은 세계 지성사에서
알려진 칼라스 사건의 전모를 치밀한 학술적 논거를 통해 재구성한바 일종의 사고 실
,
‘
험 으로서 논픽션의 지평을 심화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 작품
’
.
은 합리적 이성에 기반을 둔 이성과 양심의 덕목 그 실천의 중요성을 성찰하듯 작금 한
,
국사회의 정치 사법적 정의의 실종에 대한 반면교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현재적 의미는
-
각별하다 따라서 반이성 반인권에 대한 비판적 실천과 그 관용 의 함의는
평화문학
.
・
‘
’
4 3
・
상의 제정 취지와 부합한다
평화문학상이 전 지구적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
. 4 3
・
권을 심화 확산한다는 차원에서 이 작품은 논픽션 부문의 당선작으로서 손색이 없다.
논픽션 글쓰기에 정진하는 모든 이들의 치열한 작업에 경의를 표한다.
심사위원 고명철 김응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