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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평

심사  구분

본심

심사  장르

장편소설             

<장미맨-숀>

좋은 문장 감각으로 서사를 엮어나가는 솜씨는 보이지만, 4‧3 문학상이 4‧3의 진실만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까지 응모 영역을 확대하였다 하더라도 이 작품은 주

제와 소재가 확대한 영역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함께 숙

고해야 할 4‧3 평화의 서사적 가치를 좀 더 낯선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했더라면 좋았을 것

이다. 

 

<두 걸음>

잘 읽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과 그로부터 일어나는 후일의 일

을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과 해결 방식, 스토리의 인과관계가 오직 한 

가지 방법으로 주술적이고 무술적이라 이것이 과연 4‧3의 진실이나 정신, 인류의 평화나 인

권과 관계된 이야기인가 하는 점을 고민하게 된다. 주술적 환상성을 통해 시적 정의를 추구

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 의도에 따라 패턴화된 구성이 아쉽다. 환상적 리얼리즘의 디

테일을 잘 살렸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바람이 남긴 이름>

주제 의식이나 이야기 가치 면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다. 바람, 파도, 기억, 이름의 결들이 서

로 스미고 짜이며 좋은 소설로 빚어질 가능성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인물들의 캐

릭터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작중 윤희가 쓴 글도 당시 작중 인물의 글 같지가 않고 오늘

날 작가가 작가 수준으로 편의적으로 지어낸 글 같다. 사건들도 그가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사건의 핵심을 쥐고 있는 식으로 모든 얼개가 작가 편의적이다. 4‧3을 가장 직접적

으로  다루고  있으나  소설  이전의  날로  된  자료를  대하는  느낌이다.  그것을  소설  문장으로 

정련하는 공력이 따라가지 못했다.

 

<자클린느를 위하여>

우리 현대사의 부끄럽고 폭력적인 이른바 ‘고아수출’이라고 불리던 해외입양아 문제를 다

룬 작품으로 외양적 서사는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 자신의 이복언니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다큐멘터리 감독(윤재), 아버지의 친구(영규), 스위스로 입양된 이복언니(자클린느)의 시선으

로 두 딸이 살아가는 현재의 시간과 이복언니를 낳았던 아버지의 젊은 날의 이야기를 그려

냈다. 문제의 교점은 아버지 김현승이 운동권 후배 이지수와 하루 연애를 했고 이지수가 감

옥에서 김현승이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낳았는데, 당국에 의해 강제적으로 해외 입양이 되

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김현승의 운동권 동료였던 영규가 회상하는 1980년대 초반 운동권 

동향이  그  시절  후일담  소설들의  서사  연보를  따라가는  식이어서  많이  아쉽고,  다큐  감독 

윤재가  취재하고  촬영하는  입양  서사도  소설적  의장이  취약하다.  자클린느와  윤재가  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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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로  교감하는  밀도가  중심이  되고,  자클린느의  생모  지수의  삶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핍진성을 가져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두 부분의 승부를 피하고 극중 대리인에게 

맡겨 편의적으로 처리한 느낌이다. 부모세대의 이야기로만 국한한다면 경숙의 시선으로 재

현되는 지수의 서사가 확장 심화하여 전경화되고, 영규-현승의 서사가 배경화되었더라면, 그

리고 자매간의 교감과 입양아들의 삶과 현실 문제에 밀도를 높혔다면 제목처럼 ‘자클린느

를 위한’ 서사가 되었을 터이다.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느냐 않느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응모작 가운데 가장 나은 작품

을 뽑는 것이 아니라 4‧3평화문학상 이름에 값하는 작품을 뽑자는 의견에 전체 심사위원이 

동의하고 올해는 당선작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2026년  3월   12일

심사위원장 이순원   심사위원 김인숙 우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