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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제13회 전국청소년 4·3 문예공모 시부문 대상

입속에 잠든 이

남녕고등학교 1학년 김현경

어금니를 쥐고 잠이 든 밤
출생부터 포로인 섬에서 꾸는 예지몽에 자꾸만 이가 빠졌다
헛기침하며 일어나는 아침은 생사를 확인하는 오래된 버릇,
죄짓지 않고도 수감된 어금니의 세월은
헤아릴 수 있는 눈과 재회하기엔 불임의 터진, 목이 불온하다

터진목에서 장성한 이촉이 차례로 허물어지는 총소리에
어머니의 입안은 유황냄새로 폐가가 되었다
“속솜행 숨어 이시라, 대가 끊기면 끗난 거여”
동굴 속으로 밀어 놓은 못다 한 말의 껍질에 웅크린, 
나는 모순이었나
빠방 소리에 경기든 치열은
터진목에 대문만 남겨 놓고 가계의 흔적을 지웠다

어머니는 물질이 끝나면 인간어뢰가 숨겨져 있던 동굴에서
창백한 집게발만 내민 나를 꺼내고 소라를 씹어 주셨다
덜 여문 내 입에 넣어주시려다 그만, 어금니가 빠져버린 어머니
밀고자의 사구에 빠져 소라껍데기 위에 누워 고문 받다가 고기밥이 되셨다

굶주린 총구에 차라리 요절하고 싶었던
유년의 동굴 안은 귀를 가둔 만조처럼
사자(死者)의 눈발이 날리는, 내내 사월

입속에 자갈 구르는 소리가
돌아누워도 한숨으로 등을 겨누면
두더지처럼 빛을 피해 모래사장에서 헛묘를 찾는다
해무를 건너오시는 어머니,
그림자도 없이 홀로 자맥질하시는 시린 바다의 잇몸에
오래 씹은 이름 하나가, 젖니로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