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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 여순도 어둠에서 빛으로
  • 작성자 : 4·3평화재단 작성일 : 2021-10-29 조회수 : 496

[현장]여수순천 1019사건 제73주년 합동위령제 및 추념식

1019일 아침, 이순신장군 동상과 거북선 조형물이 자리잡은 이순신광장에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시민들 상의에 부착된 뱃지들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있었다. 바로 여순1019 희생자들의 상징인 동백꽃이었다는 것. 제주43쌍둥이임을 증명하듯 73년 지난 지금에도 바다 건너 연이 닿고 있다. 특히 지난 629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여순사건 특별법)이 여순사건 발생한 지 73년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현장에서 만난 유족들의 얼굴은 상기돼있었다.

푸른 하늘 아래 봉행되고 있는 여수순천 1019사건 제73주년 합동위령제 및 추념식 현장이다. 전라남도와 여순사건 유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지침과 사회적거리두기 차원에서 참석인원이 90명으로 제한됐다.

여수순천 주요인사측에서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한종 전남도의장 정근식 진실과화해위원장 장석웅 전남교육감 권오봉 여수시장 등이,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주철현·김회재·이용빈 의원이 참석했다. 참석하지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조화로 추모의 마음을 대신했다.

제주측에서는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해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 등 43기관단체 임원들이 발걸음해 역사의 아픔을 같이 나눴다.

<추념식에 참석한 오임종 유족회장과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

추념식에 앞서 열린 합동위령제에서는 전남도립국악단의 진혼무와 유족 사연 낭독, 여수시립합창단의 추모 합창, 전남도립국악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할머니는 항상 못 배우고 못 사는 대물림에 마음 아파하셨다. 행방불명된 할아버지를 평생 기다리며 말문을 닫고 모진 삶을 이어오다 특별법이 통과한 올해 영면에 드셨다. 이제 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모든 걱정과 고통, 슬픔을 내려놓고 그곳에서 두 분이 만나 봄날 여순으로 구경 오셨으면 좋겠다. 사랑하고 고맙고 고생하셨다

여순사건 희생자 손주인 서영노씨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보내는 편지낭독을 통해 이념 갈등으로 희생돼야 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연을 알렸다.

<헌화 및 분향하고 있는 박성태 여순유족협의회 대표>

위령제는 여순 10.19, 진실의 꽃이 피었습니다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오전 10시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사이렌이 여수 시내에 울려퍼졌다. 이어 여순사건 추모 영상과 주요 인사들의 헌화와 분향, 추념사, 전남도립국악단 추모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영상 추념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여순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아직도 풀어내지 못한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결코 흘려보낼 수 없다""내년에 출범하는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위원회를 중심으로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추념사에서 "여순사건이 남긴 상처가 제대로 치유되고 피해자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1019일을 국가기념일 지정과 함께 다음해 합동위령제에는 민주정부 4기 대통령을 모시고 참석하겠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세 살때 여순사건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박성태 여순사건유족협의회 대표는 참석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며 여순특별법이 제정된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유족회, 정치권, 전남도, 여수시 등 모두의 노력이 결집돼 특별법이 제정된 만큼 하루빨리 진상규명을 통해 희생자 명예회복의 그 날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여순사건은 19481019일 여수 신월동에 주둔했던 14연대 일부 군인들이 제주4·3 파병을 반대하며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1만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 현대사의 비극이며 제주에서는 43쌍둥이사건으로 부르는 등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 유족회, 정치권의 노력 등으로 사건 원인 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여순사건 특별법'이 올해 6월 제정됐고 내년 1월 시행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념사>

전라남도는 이밖에 도청과 일선 시·군 인터넷 홈페이지에 온라인 추모관을, 여수시는 여순사건 역사만화 발간기념 원화 전시회 박금만 작가 여순사건 특별 전시회 강종열 화백 전시회 1948 침묵 오페라 공연 여수시립도서관 1019 여순사건 자료 전시전 여순사건 73주년 기념 평화콘서트 여순사건 기념관 운영 등으로 시민들에게 여순의 역사와 진실을 홍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