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개

인사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김종민

존경하는 4·3생존희생자 및 유족 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지난 3월 11일 제주4·3평화재단 제9대 이사장이자 동시에 제주특별자치도 조례에 따른 첫 상근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만, 전임 이사장님들께서 이뤄놓으신 성과를 토대로 첫 상근 이사장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저는 4·3역사를 바로 세우고 이를 통해 평화·인권·정의의 가치를 확산시키겠다는 비전과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몇 가지 계획과 다짐을 여러분께 알립니다.

첫째, 4·3의 진실규명을 통해 희생자 및 유족들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추가진상조사를 철저히 하여 진실을 밝히고, 수형인 재심사건에 적극 협력함으로써 사법 정의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4·3으로 인해 뒤틀린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가족관계등록부를 바로잡는 것은 유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요한 인륜의 문제입니다. 또한 비문 한 줄 없는 딱딱한 모습의 ‘행방불명인 표석’을 정비해 따뜻한 위로의 상징물로 만들겠습니다.

셋째, ‘4·3의 세대전승’을 위한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부터 ‘4·3아카데미 고급과정’을 개설해 4·3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4·3연구 및 출판을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4·3의 전국화’를 위해 각 지역의 교육청과 MOU를 체결해 4·3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학여행단을 유치하는 등 4·3의 전국화와 세대전승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국제적인 평화·인권 기관과 MOU를 체결하고 공동행사를 주최하여 4·3을 여러 나라에 알리려고 합니다. 또한 전 세계의 한국학과 교수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력체계를 만들고, 4·3 관련 서적을 외국어로 번역·출판하는 등 ‘4·3의 세계화’의 기반을 다지도록 하겠습니다.

여섯째, 4·3평화공원을 아름답고 편안한 곳으로 가꾸겠습니다. 먹쿠실낭 등 제주의 나무를 많이 심고 그 나무 그늘 아래 벤치를 두어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겠습니다. 젊은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와서 공원을 천천히 거닐거나 또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와서 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일곱째, 투명하고 공정한 예산집행 및 인사관리, 직원의 전문성을 높여 조직역량을 강화하는 등 책임경영을 하겠습니다.

이밖에도 저는 꿈이 많습니다. 제주를 진정한 ‘평화와 인권의 성지’로 만들어 가는 것, 유엔 평화인권대학을 만드는 것도 꿈꿉니다. 이런 꿈들을 향해서 조금씩, 꾸준히 앞으로 가되 재임기간 중에 이루겠다는 헛된 욕심을 부리지 않겠습니다. 4·3 제100주년이 되는 24년 후엔 그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밑돌을 놓는데 힘쓰겠습니다.

이러한 저희 계획이 현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4·3평화재단에 대한 성원과 격려는 물론, 조언과 질책을 아끼지 말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대학교 스승께서는 “현실에 살지 말고 역사에 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는 곧 제 삶의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4·3평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추진한 일과 그 성과가 훗날 자랑스러운 역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이 늘 평화롭고 평안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