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작성자 : 제주4·3평화재단 작성일 : 2026-10-12 조회수 : 17
《퐁낭의 아이들》
(2026년, 80분, 사유진감독, HD)
- 끝내 불리지 못한 이름들에게 -
제주에는 ‘가메기 모른 식게’라는 말이 있다. ‘까마귀도 모르게 지내는 제사’라는 뜻이다.
제주4·3 이후, 죽은 자의 제사조차 드러내놓고 지낼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살아남은 이들은 깊은 밤, 남몰래 물 한 그릇을 올렸다.
그들 가운데에는 어린아이들도 있었다.
《퐁낭의 아이들》은 제주4·3으로 목숨을 잃은 10세 미만 어린이 818명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영화다.
이 영화는 제주4·3이라는 사건을 재현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살았던 마을과 길을 걷고, 애기무덤을 찾아 그곳의 나무와 돌, 바람과 마주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불리지 못했던 아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른다.
그 아이들의 이름이 처음으로 해외의 스크린에서 불린다. 8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그 이름을 듣는 사람들이 제주에서 멀리 떨어진 토론토에도 있다.
영화에서는 붉은 동백꽃 보자기와 바람개비, 작은 양말과 곤밥 한 그릇 등을 통한 애도의 행위로, 한때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했던 아이들의 흔적을 찾고 그들을 기억한다.
80년이 되어가는 오늘, 우리는 잊힌 아이들을 보듬어 본다.
그런데 그 세월 속에는 과거의 제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과 내전, 기아와 학대로 죽어가는 세계의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오늘, 영화 한 편을 넘어
그 아이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퐁낭의 아이들처럼...
2026년 9월
감독 사유진 | Eugene Sa

